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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고, 바다 건너는 ‘고행길’에도 “민주주의 회복 위해”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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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조회 0회 작성일 25-06-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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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전국 각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히 이어졌다. 지지하는 후보나 이유가 달라도 “새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바람은 같았다. 투표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선거가 치러졌다.
강원 화천군 파로호 인근 동촌1리 4반 주민들은 이날 ‘산 넘고 물 건너’ 투표장에 도착했다. 오전 9시10분쯤 구만리 선착장에서 대기 중이던 80대 주민 3명은 행정기관이 지원한 5t급 배에 올라 파로호를 건넜다. 다시 버스를 타고 10㎞가량 달린 끝에 투표소인 풍산초등학교에 도착했다. 2시간 넘는 고행길에도 한 표를 행사한 주민 이모씨(84)는 “단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며 “새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주민들도 여객선을 타고 약 10㎞ 떨어진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항으로 나가 투표를 마쳤다. 투표소가 없는 경남 통영시 한산면 죽도·호도·용초도 주민들도 오전 7시부터 행정선이나 유람선을 타고 면사무소가 있는 한산도로 건너가 투표했다.
사전투표율이 50% 이상으로 높았던 광주, 전남·북 지역 투표 열기는 이날도 뜨거웠다. 전북 익산시 영등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조영민씨(58)는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내란 청산을 해내야 한다”면서 “그동안 대통령 말년이 늘 실망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제발 끝까지 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서씨(22)는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며 “다음 대통령은 갈라치기 같은 분열보다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제11투표소를 찾은 김성준씨(32)는 “곧 있으면 아기가 태어난다. 보육과 사교육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사전투표율이 저조했던 탓인지 본투표일인 이날 많은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다. 대구 수성구 지산2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박모씨(78)는 “사전투표를 두고 부정선거니 뭐니 하도 시끄럽길래 불안해서 오늘 나왔다”며 “나라가 너무 혼란스럽지만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승훈씨(48)는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보수 후보가 아닌 후보의 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보수 정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는 경제를 중시하는 목소리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표심이 함께 읽혔다. 대전 유성구 상대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정모씨(46)는 “구태 정치와 반민주 세력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모씨(72)는 “우리 경제를 살릴 방향을 제시할 믿음이 가는 후보를 골라 아내와 함께 투표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도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 망포2동 제5투표소를 찾은 김모씨(28)는 “이번 투표에 참여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꼭 국민을 생각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투표소에 온 30대 이모씨는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에서 ‘투표방해·소란’ 223건, ‘교통불편’ 13건, ‘폭행’ 5건 등 투표 관련 신고가 793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50~60대로 추정되는 사람이 투표소 내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체포됐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를 했음에도 이날 투표소를 방문해 다시 투표하려다 적발된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아침에 투표해놓고 오후에 또 투표하려다 적발되자 “술에 취해 몰랐다”고 한 유권자도 있었다. 광주에서는 “잘못 찍었다”며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하다 용지를 찢은 사례가 2건 발생했다. 울산에서는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의 진위를 따지면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려다 투표사무원 등에 제지당하기도 했다.